
아시아는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과 기술 환경 속에서 인적자원개발(HRD)을 국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일본, 싱가포르는 각기 다른 정책적 기반과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HRD 전략을 구축해 왔으며, 그 방식과 성과에도 차별성이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세 나라의 HRD 전략을 비교 분석하고,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통찰을 제공합니다.
아시아 HRD 전략 한국: 기업 중심 교육에서 국가전략 HRD로의 전환기
한국의 HRD는 오랫동안 기업 중심의 내부교육과 정부 주도 직업훈련 정책이 병행되어 왔습니다. 대기업은 자체 인재개발원을 중심으로 고도화된 HRD 체계를 구축해 온 반면, 중소기업과 공공 부문은 정부의 직업능력개발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정부 차원의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국민내일배움카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생애주기별 직업훈련과 평생학습 지원을 강화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직무 적합성 부족, 민간과 정부 교육 간 연계 미흡, 이론 중심 교육의 실효성 한계 등의 과제가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대응으로, AI, 빅데이터, ESG 관련 역량 개발 과정이 각광받고 있으며,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반 직업훈련 플랫폼도 구축되고 있습니다. 또한 HRD 분야에 MZ세대의 가치관이 반영되면서, 자율적이고 유연한 학습 문화 조성을 위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HRD는 현재 양적 확대에서 질적 고도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국면에 있으며, 민간-공공-교육기관 간 협력 체계를 보다 공고히 해야 실질적인 역량 개발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일본: 조직문화에 기반한 현장 중심 HRD
일본은 전통적으로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제를 기반으로 한 인적자원관리 문화를 유지해 왔으며, 이와 밀접하게 연계된 현장 중심 HRD 전략이 특징입니다. 대다수 일본 기업은 신입사원을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입사 후 수년간 순환보직을 통해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게 하여 조직 내 적응력을 높이는 교육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HRD는 OJT(On-the-Job Training) 중심이며, 이론보다는 업무를 통한 체득형 교육 방식이 주를 이룹니다. 교육의 공식적인 구조보다는, 선배 직원과의 멘토링, 사내 세미나, 실무 기반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역량을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장기 고용을 전제로 할 때에는 효과적이지만, 조직 유연성이 떨어지고,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일본 정부는 리카레런(재교육) 정책과 더불어, 디지털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인재 백만 양성 계획'이 대표적이며, 산업 전반에 걸친 인재 구조 개편을 목표로 AI,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등 첨단 기술 관련 교육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HRD 전략은 강한 내부 육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되, 최근에는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외부 학습 모델 도입을 병행하며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전 국민 대상의 체계적 HRD 정책
싱가포르는 인적 자원이 유일한 성장 자산이라는 국가적 인식 하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 HRD 체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그 중심에는 SkillsFuture 정책이 있으며, 이는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커리어 경로를 설계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입니다. SkillsFuture는 정부가 제공하는 학습 크레디트, 직무별 인증 과정, 산업별 교육 로드맵, AI 기반 학습 분석 플랫폼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개인, 기업, 산업 전반의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기반 플랫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정부는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실시간 교육 데이터를 정책에 반영합니다. 싱가포르 HRD는 디지털 경제 전환과 연계된 선제적 대응이 특징입니다. 정부는 매년 국가 핵심 역량군을 발표하고, 기업과 협력해 해당 분야 교육 콘텐츠를 공동 설계합니다. 또한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직무 재설계, 인재 재배치, 직무 전환 교육 등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HRD 전략은 전 국민의 참여와 정부의 정책적 리더십이 결합된 거버넌스 기반 HRD 모델로, 국가 성장과 인재 개발을 실질적으로 연결시키는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는 각기 다른 환경과 전략을 기반으로 HRD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일본은 조직 기반의 내재적 학습, 한국은 기업·정부 병행 모델, 싱가포르는 국가 주도의 참여형 시스템이라는 차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들 사례를 참고해 공공-민간-교육기관의 유기적 협력, 디지털 전환, 맞춤형 역량 개발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한국 HRD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