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 평가제도를 구성하는 방식 중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가 바로 연공서열 중심 평가와 성과 중심 평가입니다. 전통적인 조직일수록 연공서열 방식에 익숙하고, 최근의 민첩한 조직은 성과 중심 평가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어느 방식이 더 낫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두 시스템의 장단점, 도입사례, 문화적 요소를 함께 비교 분석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각 제도의 특징을 중심으로 실제 조직에 어떤 방식이 적합할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장단점 비교: 연공서열 vs 성과평가
연공서열 방식의 특징과 장단점을 살펴보자면, 연공서열 제도는 재직 연수나 나이를 기준으로 승진과 보상이 결정되는 방식입니다.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오랫동안 활용돼 왔으며,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특징입니다. 연공서열 제도의 장점으로는 첫째, 조직 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쟁보다는 협업을 중시하는 문화를 형성하기 용이합니다. 둘째, 경험 기반의 리더십을 육성할 수 있습니다. 즉, 다양한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셋째, 조직 충성도가 상승합니다. 장기근속에 대한 보상이 명확하여 이직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첫째, 동기부여가 부족합니다. 실질적인 성과와 무관하게 보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수 인재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습니다. 둘째, 비효율을 유발합니다. 연차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유능한 것은 아니므로 성과와 무관한 인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MZ세대와의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대 간 가치관 차이로 인해 MZ세대는 이를 불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성과평가 방식의 특징과 장단점을 보면, 우선 성과 중심 제도는 개개인의 업무성과와 목표 달성률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보상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스타트업, 외국계 기업에서 주로 채택됩니다. 성과 중심 제도의 장점으로는 첫째, 동기부여가 강화됩니다. 개인의 성과가 곧 보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몰입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둘째,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습니다. KPI 중심 경영을 통해 조직 목표 달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셋째, 우수 인재 확보 및 유지가 수월해집니다.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문화는 실력 중심의 조직 구성에 유리합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첫째, 조직 내 경쟁이 심화됩니다.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협업이 저해되거나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둘째, 평가 공정성에 대한 이슈가 있습니다. 정성적인 성과나 팀워크 등은 수치로 반영되기 어려워 평가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셋째, 단기 성과 위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 목표에만 집중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도입사례: 실제 기업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주요 도입사례를 살피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은 전통적으로 연공서열을 기반으로 운영해 왔으나, 최근 들어 성과주의적 요소를 혼합한 복합형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일정 연차 이상은 성과 기반의 인사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LG그룹은 '성과 기반 보상'을 강조하며 연공서열을 완화했습니다. 스타트업, IT 기업, 외국계 기업은 대부분 성과 중심 평가를 중심으로 운영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은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을 기반으로 한 목표 성과 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프로젝트 기반 평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수시 피드백 중심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공공기관이나 일부 전통 제조업체는 아직도 연공서열 중심이 강하지만, 성과급 제도 등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균형을 맞추는 추세입니다. 이처럼 하나의 제도를 고집하기보다는, 조직의 특성과 산업 구조에 맞게 혼합형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문화적 요소: 제도는 결국 ‘사람’을 따라간다
평가 제도는 단순히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화와 사람의 가치관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성과 중심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피드백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실패로 끝날 수 있습니다. 연공서열 중심 문화에서는 위계질서와 상명하복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저항이 큽니다. 이 경우, 평가 기준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에 비해 성과 중심 문화에서는 개인 성과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하고, 자율성과 결과 중심의 리더십이 중시됩니다. 또한 수평적인 소통이 평가와 연계됩니다. 국가 문화도 평가 제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 일본의 경우,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여 연공 중심 문화가 오래 유지되어 왔습니다. 반면에 미국, 유럽은 개인주의적 문화로 성과 중심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수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제도 도입 시, 조직 구성원의 정서와 문화,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연공서열과 성과 중심 평가 중 어떤 것이 더 좋은 제도인지는 조직의 문화와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무조건적으로 하나를 채택하기보다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혼합형 평가 모델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성과는 성과대로 반영하고, 연공은 리더십과 조직 기여도로 인정하는 구조, 수치는 수치대로 평가하되, 정성적 피드백도 반영하는 시스템, 그것이 진정한 인사평가의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