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한국 사회에서 주 4.5일제 근무는 더 이상 일부 기업의 실험적인 제도가 아닙니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 이래로 대기업과 스타트업, 공공기관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주 4.5일제 도입을 검토하거나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근로 시간 단축은 단순한 복지가 아닌 조직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도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직원들에게 휴식을 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성과 관리 체계의 변화, HR 정책 재설계, 조직 문화 혁신을 요구하는 과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주 4.5일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HR이 고려해야 할 전략을 성과, 제도, 문화의 세 가지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성과 : 근무시간 단축 시대의 성과 관리 혁신
주 4.5일제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과제는 바로 성과 관리입니다. 근무 시간이 줄어든 만큼 직원들이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집중을 해야 하고, 조직은 이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1. OKR과 KPI 재설계 : 기존에는 연간 KPI를 중심으로 성과를 관리했다면, 주 4.5일제에서는 짧은 주기로 관리되는 OKR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1년 기준의 목표(Objectives)를 세분화해 분기별, 월별로 나누고, 이에 대한 핵심 결과(Key Results)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이는 목표 달성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며,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상황에서도 민첩한 대응을 가능하게 합니다.
2. 정량 및 정성 지표의 균형 : 단순히 매출, 생산량 같은 수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협업 기여도, 문제 해결 능력, 창의적 제안과 같은 정성적 지표를 성과 관리에 반영해야 합니다. 이는 단축 근무제 속에서 직원들이 '숫자 달성'만을 위해 몰두하는 것을 방지하고, 장기적 혁신을 유도합니다.
3. 보상 구조의 재정립 : 성과 평가와 보상이 지나치게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되면, 주 4.5일제를 실행했을 때 오히려 직원들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과급, 승진과 같은 보상 체계는 장기적 기여도와 성장 잠재력을 함께 고려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4. 데이터 기반 성과 추적 : HR은 AI와 협업 툴을 활용해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그에 따른 성과 데이터를 축적해야 합니다. 이처럼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판단하면, 주 4.5일제와 같이 근무 시간이 단축된 환경에서 더욱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가능하게 합니다.
즉, 성과 관리는 업무 시간 중심 → 업무 결과 중심 → 학습 중심으로 점차 그 방향이 전환되어야 하며, 이는 HR이 주 4.5일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핵심 열쇠이기도 합니다.
제도 : 주 4.5일제에 맞는 HR 정책 설계
주 4.5일제는 단순히 금요일 오후 퇴근을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HR 정책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1. 근무시간·급여 체계 조정 : 주 4.5일제 도입 시 가장 먼저 논의되는 것은 임금 문제입니다. 동일한 급여를 유지할지, 아니면 근무시간 단축에 따라 일부를 조정할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선도적인 기업들은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를 선언하며 직원들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종·직무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하므로, HR은 직무 특성에 따른 차등 설계 여부를 고민해야 합니다.
2. 유연근무제와의 통합 운영 : 주 4.5일제는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결합할 때 효과가 커집니다. 예를 들어, 개발팀은 주 4.5일제+재택근무를, 영업팀은 주 4.5일제+시차출퇴근제를 적용하는 등 혼합형 운영 모델을 도입하면 생산성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습니다.
3. 법적·제도적 리스크 관리 : 근로 시간 단축이 근로기준법이나 단체협약과 충돌하지 않도록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HR 리소스가 부족하므로 표준 가이드라인과 노사 협의 절차를 마련 해두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즉, 제도 설계는 법적 합리성·업무 특성·조직 전략을 모두 고려해야 하며, HR은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문화 : 조직 몰입도와 협업 문화 유지
주 4.5일제가 단순히 '일은 줄이고 휴식은 늘린 제도'로만 인식되면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어렵습니다. 이 제도의 성공 여부는 결국 조직 문화가 어떻게 설계되고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1. 심리적 안전감 제공 : 직원들이 근무시간이 줄어든 환경에서 오히려 더 강해진 성과 압박으로 불안해하지 않도록, HR은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인정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리더는 정기적인 회고(Retrospective)를 통해 직원의 성과와 이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함께 논의하고, 동시에 개인의 기여를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2. 협업 툴과 디지털 역량 강화 : 근무시간이 줄면 대면 협업 기회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려면 클라우드 기반 협업 툴,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 화상 회의 플랫폼과 같은 도구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HR에서는 직원들의 디지털 협업 역량을 향상시키는 교육 지원과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3. 공정성과 투명성 유지 : 일부 부서만 주 4.5일제를 누리고 다른 부서는 그렇지 못할 경우, 불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HR은 제도의 적용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공지하고, 주기적으로 제도 운영 현황을 공개해야 합니다.
결국 문화 측면에서 HR은 몰입, 신뢰, 협업을 제도의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하며, 이를 통해 주 4.5일제가 조직 성장의 원동력이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 HR의 전략적 선택이 주 4.5일제에서의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2025년의 주 4.5일제 확산은 단순히 직원 복지 차원의 변화나 정권 변화에 대응하며 생긴 결과가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전략적 과제의 일부로 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 관리 측면에서는 결과와 학습 중심의 평가 체계를 마련하고, 제도 운영 측면에서는 법과 현실을 반영한 지속 가능한 정책을 설계하며, 문화 구축 측면에서는 몰입도와 협업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주 4.5일제는 단순한 '근무시간 단축 제도'를 넘어 성과와 혁신을 동시에 창출하는 HR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결국 HR의 전략적 대응이 주 4.5일제의 성공적인 적용 여부를 좌우하며, 이는 곧 기업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됩니다.